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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에 다녀온 이야기

폴리텍대학 (Polytechnics) 이란?

폴리텍대학 (Polytechnics)은 호주, 영국, 독일, 싱가폴 등 세계적으로 "종합기술전문학교"라는 뜻으로 통용되며, 한국폴리텍대학 (Korea Polytechnics)은 새로운 직업교육 패러다임과 미래지향적이며 역동적인 이미지, 한국을 대표하는 직업교육훈련기관이라는 개혁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내가 대학교에 다닐 무렵 대한민국에는 IMF 사태가 있었다. 학업에만 전념하기에는 가계 형편이 좋지도 않았고, 사실은 전기대에 낙방하고 후기대에 마지못해 들어간 터라 학교나 전공에 대한 애착도 그다지 없었다. 학교보다는 아르바이트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겨우 졸업장은 받았지만, 대학 졸업은 평생의 후회였다. 차라리 그 시간에 빨리 어디라도 취직을 해서 돈이라도 벌 것을, 대학교 졸업장 받겠다고 용돈벌이 밖에는 안 되는 아르바이트에 시간과 몸을 축내고 있었다.
막상 졸업을 하고 보니 오히려 상황은 더 나빠져서 누구라도 취업이 힘든 때였고, 변변치 않은 스펙으로는 이력서조차 어디 디밀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은 젊은 나이만으로도 강력한 무기였는데, 그때는 자신감도 자존감도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렇다고 마음 편히 취업을 위한 공부에만 매달려 있을 만큼 여유롭지도 않았고, 도움을 청할 만한 사람도, 내게 그런 주변머리도 없었다. 그런 식으로 오랜 세월이 흘러버렸다.


내 나이쯤 돼서 취업을 한다고 하면 당연히 '재취업'이나 '경단녀'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단절된 경력도 없고 아직도 無스펙이다. 그러다가 최근에 우연히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에서 여성 재취업을 위해 'CAD & 회계실무' 교육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3개월 330시간 동안 진행하는 짧은 과정이지만, 이번이 어쩌면 내가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줄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다. 그래서 일단 온라인으로 원서접수를 하고, 학교에 전화 문의도 했다.


8월 20일 월요일에 면접을 보았는데, 지금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했더니 추가모집 공고가 올라와 있다. 20명이 정원이고, 최소 15명 이상이 되어야 강좌가 개설될 거라고 했었는데, 아마도 20일 면접 인원으로 충원이 안된 모양이다. 면접 결과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강좌가 취소될 것을 걱정해야 하는 건지, 추가 모집을 한다니 개설은 확정된 것인지 불안하다.

면접을 보던 날은 오랜만의 면접이라서인지 좀 긴장되고 떨렸다. 두 분 면접관 앞에 혼자 앉았는데, 지원 동기, 수료 후 계획, 등을 질문하셨다. "CAD를 배우면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확신을 갖고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교수님에 대한 신뢰감이 커졌다. "처음 취업은 소규모 회사가 될 거다, 회사 위치가 집에서 멀 수도 있다, 외국어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일본어를 잘 하면 취업에 유리하다"는 등 실제적인 조언까지 아낌없이 해주셨다.

면접을 마치고 학생회관을 둘러보는데, 방학이라서인지 학생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계단으로 2층에 올라가니 기분 좋은 커피향이 풍기고, 복도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탁구를 치는 학생들이 보였다. 학교에 갈 때는 버스로 학교 입구까지 가고, 나올 때는 이태원역까지 걸었다.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학교까지는 버스로 2 정거장인데, 천천히 걸어도 10분 남짓이다. 만일 학교에 다니게 된다면 이태원역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 설레고 긴장된다. 부디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 이 글을 올리고 얼마 후에 전화로 면접 합격 소식을 들었다. 9월 3일부터 시작이다. 기쁘다.